반지성주의(反知性主義) : 지성, 지식인, 지성주의를 적대하는 태도와 불신
이제 직장인이 된지도 만 2년 6개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성격의 변화가 가장 큰 것 같다.
예를들어 입사하기 전의 나는 아주 솔직한 편이었다.
가능한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고 내 의견을 말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요즘 나는 내 생각을 거의 숨기고 살아간다.
상대방이 듣고싶은 말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대로 얘기해주는 편이다.
불행하게도, 내 의견을 얘기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독이될때가 많은 시대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소수자의 비애
사회에는 다양한 유형의 소수자들이 있다.
당연히 성소수자도 포함될것이고, 장애인도 사회적인 소수자에 해당된다.
가난한 사람이 있을수도 있고, 다문화가정에서 자라는 사람들도 한국사회에서는 소수자로 취급된다.
무언가 이상하지않은가?
우리가 인식하는 소수자는 늘 약자다. 정확히는, '약자라고 정의된'사람들이다.
하위 몇 퍼센트의 사람들이 소수자라면, 그에 해당하는 상위 몇 퍼센트의 사람들도 소수에 해당되지 않는가?
부자들도, 머리가 유난히 좋은 사람들도. 이들도 모두 관점에 따라 소수자로 생각할 수 있다.
"근데 저 사람들은 불행하지않잖아?"
늘 따라오는 질문이고, 어느정도 맞다.
저들의 소수성은 능력의 탁월함에서 기인한다. 그렇기에 언뜻보기에는 사회에서 필요한것을 모두 갖춰가는 그들에게 소수자의 고충이 있을거라고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소수자가 필연적으로 갖는 고통은 어떤 물질적인것이나 신체적 고통이 아니다.
소수자이기에 갖는 가장 힘든점은 나머지 다수가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건 생각보다 큰 불행이 된다.
반지성을 살아가며, 지성을 지향한다.
감정은 사회를 살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맞다.
모든 일을 이성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상이 오히려 이성적이지 못하다는건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해도 알 수 있다.
다만 요즘의 사회를 보면 감정과 이성의 최적선을 아득히 벗어나서 감정의 요동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인간이 굳이 무거운 머리를 달고 태어난 이유는 생각을 하기 위함인데, 힐링과 낭만이라는 허상을 쫓다보니 생각을 멈춘것만 같다.
- 의견을 나누고자 하면 공감부터 요구한다.
-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에도 당장의 기분이 당연히 우선시된다.
- 일을 똑바로 할 생각은 없지만 월급을 올리지 않으면 더욱 대충 일 할 생각을 한다.
- 지적인 대화를 나누는것은 잘난척이다. 그런 진지충과는 어울리고싶지 않아한다.
세상엔 부조리한 사람이 너무나 많다. 생각하기를 멈춘 세상이 된 것 같다.
적어도, 생각이 깊은 몇몇 사람에 의해 세상이 굴러간다는 것을 알고있다면.
그럼 그들에게 어울려주진 못하더라도 감사한줄은 알아야한다. 아니, 조롱은 하지 않아야 한다.
명문대를 나온 사람들이 자신의 무능함을 어필하며 민심을 달래야하고, 배운게 없는 사람들이 어설프게 배워서 근엄한척 설교하며 잘못된 내용을 팔아먹는 세상은 상식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특히 반지성주의는 정치에서 두드러지게 보인다.
편향. 정치를 하면서 가장 두려워해야 할 편향을 무기삼아 행동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민주주의의 기본중 기본인 다원화에 입각해서 다양한 관점으로 정치를 보려하면 박쥐와 배신자라는 멸칭이 붙는다.
결국 청군과 홍군으로 나눈 정치 운동회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은 우매한 반지성인을 잘 선동한 깡통들뿐이다.
시대가 발전할거라는 믿음이 분명히 있었다.
다만, 요즘에는 믿음보다는 믿고싶다는 마음으로 낮춰서 보게된다.
부디 지적인 사회가 찾아왔으면 좋겠다. 다수가 지성인이 되기를 바란다.
많이 알고 계산이 빠른 일차원적인 지성이 아닌, 의견을 교류하는 것을 즐기고 맥락을 분석할 줄 아는 지식인들.
나와 너의 의견이 다르다는 당연함을 굳이 설명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기본이 되어있는 사회가 찾아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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