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었고, 밤에는 별이 유독 잘 보이는 계절이다.
겨울을 맞이해서 별구경도 할 겸, 오랜만에 친구들도 만날겸. 고향 문산으로 향했다.
시골이라고 모두가 전원주택에 살거라는 환상이 있을 수 있지만, 문산사람들 대부분은 놀랍게도 아파트에 거주하고있다.
단지 오래된 낡은 아파트의 비중이 높고 인프라가 저조할 뿐. 요점은, 전원주택의 비중이 높지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갈 곳은 보기드문 단독주택이었다.
그래서 더 눈치보지않고 우리끼리 놀수있겠다는 생각과, 자가용으로만 접근가능한 시골인만큼 별이 잘 보이겠다는 기대를 한가득 안고갔다.
적당히 밤에 먹을 음식도 사놓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별을 보기위한 새벽시간이 되었다.
이미 여럿은 잠들어있었고, 나도 꾸벅꾸벅 졸던 상태였지만 굳이 베란다로 나가서 하늘을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주섬주섬 외투를 챙겨입었다.
기온은 영하 7도. 미친듯이 추웠다. 폰을 들고 하늘을 찍으려니 손이 얼어붙어서 셔터를 못 누를 정도? (과장이 아니다 ㅠ)
그래서 삼각대를 세워두고 셔터를 누른뒤 촬영시간동안 빠르게 집안으로 돌아와서 잠깐 쉬는식으로 촬영을 반복했다.
아마 왔다갔다하느라 다른사람들의 잠이 좀 깼을 것 같지만...ㅋㅋ
별이 정말 잘 보이는 밤이었다.
작년 초에 강원도에서 봤던 이후로 이정도로 잘 보이는건 처음인데, 별자리도 이어볼 수 있을정도로 많은 별이 하늘을 수놓고있었다.
친구말로는 가만히 쳐다보고있으면 별똥별도 가끔 보인다는데, 그걸 기다리기엔 너무 추운 밤이어서 기다리진 못했다!
삼각대를 세워두고, 30초 노출시간을 두고 촬영을 시작한뒤 다시 집안으로 돌아와서 몸을 녹이고.
이 과정을 수십번씩 반복해가며 초점을 조절하고 별을 찍었다.
새삼 여름이면 이정도로 고생했을 것 같진 않은데, 왜 겨울에만 별이 잘 보이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겨울 공기가 훨씬 건조해서 수증기가 포함되지 않아 더 투명하다는 이치였다.
그럼 아쉬운대로... 추운걸 참아야지 뭐.
운전해서 와야한다는, 즉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빼면 시골에서 별을 보는게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별보는 취미를 위해선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나야 저렴하게 해결하고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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