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글)
"숙소 들어가서 먹을 술좀 사갈까요?"
"예?"
- 막걸리를 마시고 돌아가는 길에
막걸리에 적당히 기분좋게 취한 우리들은
(다 먹지 못한 골뱅이소면을 포장하고)어두워진 한옥마을을 가로질러 산책을 시작했다.
야경명소, 청연루
날이 많이 어두워졌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한옥마을 인근에 한가득 있었다.
근방에서 산책도 할 겸, 우리는 청연루로 걸어 내려갔다.
날씨가 그 사이 많이 쌀쌀해져서 술이 좀 깨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하늘도 좀 흐려진 것 처럼 보였다.
저녁에 별을 보고싶기도 했는데 날이 흐린건 좀 아쉬웠다ㅠ
창연루는 물가위의 정자같은 느낌으로 운치있고 좋다.
근처에선 버스킹도 하고있었고, 여행온 사람끼리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 걸 보고있자니 여유롭고 좋았다.
맥주나 커피라도 들고왔으면 더 재밌었을텐데...ㅋ
야경을 보면서 이런저런 얘기(주로 회사얘기)를 하다보니 저녁이던 시간이 어느새 밤이 되었다.
다시 한옥마을을 가로지르며 구경도 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낮에 봤던 가맥집을 가보기로 했다.
우연히 발견한 술집, 1930 한잔
가맥집을 향하던 우리였지만 가맥을 가는데 실패했다...
가맥집은 엄청 붐비는 곳이 하나 있었고, 여긴 웨이팅때문에 들어갈 수 없었다. (거의 1시간정도 대기해야 됐을 것 같다.)
다른 가맥집은... 뭔가 손님이 하나도 없는게 불안했다.
신장 개업같진 않은데, 손님이 없다는건 뭔가를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렇게 극단적으로 갈려서 가맥집은 가기 어려웠고, 대신 아쉬운대로 숙소가는길에 우연히 발견한 술집 1930한잔으로 향했다.
술집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냥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은은한 조명의 술집이지만 사람들이 붐볐음에도 시끄럽지 않아서 목소리를 아낄 수 있어서 좋은 곳이었다.
이후 호텔에서!
간단하게 맥주를 한잔씩 했지만, 아직 술이 아쉬웠나보다.
호텔 들어가기전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먹을것과 술을 산 뒤 조촐하게 마시면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편의점에서 사온 불닭 떡볶이와 천년누리봄에서 남겨온 골뱅이 소면과 함께 심술을 한잔 곁들이기로 했다.
골뱅이 소면이야 더할나위없이 맛있었는데... 우리가 나이가 들긴 들었는지 불닭이 너무 매웠다 ㅋㅋ
물론 잘먹는사람들은 잘 먹었다만 나같은 맵찔이에게는 너무 큰 도전이라서 조금 먹다가 포기했다!
아 그리고... 다시는 심술 주황색은 먹지 않을 것 같다.
맛있는 술로 유명한 심술인데, 주황색은 뭔가... 느끼한맛이 너무 강했다.
아 아무튼 내입맛은 아님. (잘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신기하게도 ㅋㅋ)
그러고도 조금 모자라서 치킨도 시켜먹었는데, 치킨이 오는데 시간이 좀 걸리기도 했고... 먹고나니 다들 급피곤해해서 그대로 누웠다. 나도 창밖에 별이 보이질 않아서 별 보러 나가는 것은 포기하고, 그대로 넷플릭스 택배기사를 보다가 스르륵 잠들면서 전주에서의 첫날이 마무리 되었다.
다음날 아침.
책임님께서 커피를 사오셔서 아침부터 커피로 하루를 시작했다.
커피만 마시기는 아쉬우니까 전주초코파이 사온것을 나눠먹으면서 커피랑 같이 먹었는데... 아니 이거 왤케 맛있음?
스무살 무렵에 전주에서 사먹은 초코파이가 입맛에 너무 맞지않고, 그저 달기만했던 기억이 있어서 안좋은 인식을 갖고있었다.
근데 예전에 먹은 맛과 뭔가 다른지... 초코파이가 너무너무 맛있었다. (기록하다보니 또 먹고싶군)
나름 디저트에는 굉장히 예민한편인데 가히 명물이라고 부를만하다!
여행의 목표, 자매갈비전골
11시 체크아웃 직후, 우리는 지체없이 우리 여행의 목표인 자매갈비전골로 향했다.
여행의 메인이벤트가 마무리라니... 처음부터 이걸 먹으러 온 여행이니 아주 중요하긴 했다.
근데... 진짜 맛집이긴 한가보다.
11시에 오픈하는 집에 11시 10분에 도착했는데, 이미 만석에 우리 앞으로 32팀 웨이팅이 있다고 하는것이다.
모두들 멘붕에 빠져서 대책회의를 하다가 가게에 물어봤는데 내부 테이블이 30석이라고 하더라.
그럼 한 사이클만 돌면 우리 차례가 올거라고 기대할 수 있으니, 근처에서 존버하기로 결정했다.
바로 근처의 카페머해에서 시간을 좀 보내기로 했다.
그냥 느긋하게 커피(오전인데 벌써 세잔째였군...)나 마시면서 카페 안의 물고기들도 구경하고 하니 한시간정도는 금방 흘러갔다.
멍하니 '곧 우리차례 아닌가?' 라고 생각할 무렵에 갑자기 테이블링 안내를 받고 급하게 가게로 뛰어갔다!
2층 테이블에 자리잡은 우리는 당면사리도 추가하면서 한껏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근데 기대 이상으로 너무 맛있었다...! 정말 기다린 보람이 있는듯 ㄷㄷ
맵찔이 기준에선, 약간 맵긴하다. 밥이랑 먹으면 진짜 맛있을것같다고 계속 느꼈고, 그래서 당면과 라면사리를 추가한게 정말 좋은 수가 되었다. 먹어보면 알지만 소주가 찰떡인 맛이라고도 느껴졌다 ㅋㅋㅋ
먹자마자 든 생각이 "아, 이건 술안주다." 였으니 ㅋㅋ
이런 음식이 으레 그렇듯, 볶음밥으로 마무리를 해봤는데 우리가 너무 맛있게 먹다보니 국물이 거의 남질 않아서...ㅋㅋ
그래도 볶음밥 만드는데는 지장이 없었나보다.
정말 유명한 맛집은 다르다고도 느꼈고, 여긴 전주를 또 올 일이 있다면 꼭 들러야할 장소로 기억해둬야겠다.
갈비전골 원정, 성공.
여튼 여행와서 가장 배부르게 먹고나니 기차시간도 다가오고 해서 다시 전주역으로 향하면서 우리 여행은 마무리되었다.
전주역에서도 아침에 먹었던 초코파이가 맛있었던게 자꾸 생각나서 선물용으로도 사고, 올라가는 기차에서도 또 먹었다 ㅎㅎ
참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지만 유일한 아쉬운점은 별을 못 본 것
별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봐야겠다.
'글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오펜하이머, 디테일과 고증의 조화 (1) | 2023.08.23 |
---|---|
To-do List, 일정 관리 App (0) | 2023.07.25 |
전주 한옥마을 여행, 갈비 전골 원정 - 2 (0) | 2023.05.30 |
전주 한옥마을 여행, 갈비 전골 원정 - 1 (0) | 2023.05.29 |
[영화] 던전 앤 드래곤:도적들의 명예 (0) | 2023.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