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맞아 고향 문산으로 향했다.
문산에 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는데, 바로 집 근처의 노을길 산책로.
노을길은 문산천을 따라 형성된 산책로로, 그냥 평범한 산책로가 아닌가 싶겠지만... 이런 평범한 산책로가 문산에는 꽤 오랜기간 없었다. 마땅한 산책로 하나 없는 삭막한 문산에 지금은 동네 사람들이 붐비는 산책코스가 되었지만 사실 처음부터 모두가 좋아했던것은 아니었다.
"이런데다 길하나 만든다고 누가 돌아다니겠나?"
"예산이 남으니 이상한 짓 한다."
이런식의 온갖 악담을 들으면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낮에보면 동네사람들 다 여기서 걷고있는 것 같다 ㅋㅋ
노을길
문산에 노을길이란게 생긴것은 내가 자취를 막 시작했을때니까 2021년 무렵이다.
노을길을 걸으면서 드는 다양한 감정들이 있는데, 막 취업을 했을때의 설램도 조금 남아있고
너무 힘들때 하염없이 한숨을 쉬며 새벽내내 걸어다녔던 아픈 기억은 많이 남아있다.
위로해줄 사람보다는 챙겨줄 사람이 많았던 나에게 노을길이 몇 안 되는 위로받는 공간이었던 것 같다.
노을길 중간중간에는 놀이터나 공원처럼 가족단위로 쉴만한 공간이 조성되어있다.
이런곳에는 벤치나 커다란 계단도 있어서 종종 앉아서 커피를 마시곤 한다.
이 날도 친구들과 걷다가 잠깐 앉았는데, 커피를 마침 마시고 있으니 나눠주려고 갖고온 도쿄바나나를 뜯어봤다.
일본 갔다왔으니 티를 열심히 내야지 ㅇㅇ
문산 공원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결국 옛날 향수에 젖어 문산에서의 옛날 시절 얘기나 하게된다.
학생일때의 추억이 고스란히 있는곳이니 어찌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가끔은 멀찍이 LG 디스플레이 건물(이라고 사람들이 알고있는)이 보이기도 하는데 그럼 오늘은 미세먼지가 없구나 하고 속으로 짐작한다.
다행히 이 날도 잘 보였다.
좀 더 날이 추워질땐 코스모스같은 것도 잔뜩 피웠던 것 같으니 가끔은 쉬어가는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명절이니까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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