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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야마쵸 에비스점
시부야 스카이에서 내려온 우리는 아직 배가 덜 고팠는지 조금 멀리있는 우동집을 향해 걸어가기로 했다.
우리가 가려는 식당은 우동야마쵸. 사실상 위치는 시부야역보다는 에비스역에 가깝지만, 20분정도 걸어가면 되는 거리라서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갈 때는 큰 길 위주로 찾아가면 되긴 하는데, 거의 도착을 다 해서 골목에서 오래 헤맸다.
골목 안에 절대 들어가지 말라는듯한, 차량 통행은 불가능한 길이 하나 있는데 알고보니 여기로 들어와야 하더라 ㄷㄷ
주변에는 오래된 아파트단지가 있고, 근처에 큰 길이 있긴 하지만 골목 안쪽에 위치한지라 관광객은 없었고 전부 가족단위의 일본 손님뿐이었다.
어딘가 일본인만의 식당에 들어간 느낌이라 신기한 기분?
그래도 다행히 영어 메뉴판정도는 있었다 ㅎㅎ
일본에 왔으니 어디를 가도 나마비루 한잔을 마셔야 한다는 논리. 우선 나마비루 한잔과 함께 와규 비프 우동과 야채튀김을 하나 주문했다.
나마비루를 조금 홀짝이다보니 금방 메뉴가 나왔다.
우선 튀김은... 비교적 평범했다.
내가 원래 튀김을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따로 기대한바는 없지만, 그냥 한국에서 먹는 야채튀김과 비슷한 맛이더라. 그래도 심하게 느끼하거나 하진 않아서 튀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잘 먹을 것 같았다.
다만 나는 튀김에 비해 우동을 매우매우 좋아하는 편인데, 우동맛은 상당하다.
같이 나오는 간장소스를 전부 부어서 계란을 터뜨려 비벼서 먹으면 되는데, 국물 없는 우동이라서 그런지 우동 면의 식감이 훨씬 더 쫀득했다. 떡과 면 사이의 중간단계 느낌?
와규 고기 자체에도 간이 되어있어 불고기와 비슷한 느낌인데, 그래서 국물이 없음에도 싱겁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한국에도 이런 면 식감을 잘 살리는 우동집이 있다면 매일 갈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정도!
역시 실패하지 않는 음식이다, 우동은.
여담이지만 음식을 먹는 자리가 개방된 공간이었어서 맞은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부 들을 수 있었다.
맞은편 연인들의 이런저런 대화를 훔쳐들으며(이해못함) 음식을 여유롭게 먹다보니 미야시타파크로 서둘러 향할 시간이라서 다시 시부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미야시타파크
이어서 미야시타파크로 향했다. 23시까지만 열려있는 곳이라서 서둘러서 움직였다!
시부야의 복합 상가건물 옥상에 있는데, 상가건물은 이미 우리가 갔을 때는 늦은시간이라 영업을 거의 안 하고 있었지만 2~3층에는 식당이나 카페가 많이 있는 모습이었다.
4층 옥상까지는 별다른 절차없이 에스컬레이터만 잘 타면 이동할 수 있었다.
미야시타파크는 밤인데도 사람이 정말 많았다. 폐장할때까지 안 나가려는 사람들인 것 같았는데, 외국인들도 물론 많았지만 일본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대화하는 것으로 추정컨대 그렇다.)
들어서자마자 느낀점은, 참 밝다는 것. 여기저기 조명이 있어서 치안걱정은 없을 것 같다!
또한 확실히 인공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공원인데, 어설프게 이질적으로 배치된 것과는 다르게 도심 분위기와 어우러져서 잘 관리된 녹지라는 인상을 내고있다.
이곳에도 스타벅스가 하나 있어서 여기서 커피를 사마실 수 있었는데, 줄이 생각보다 길었다.
기다리다가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어서 생각해보니 우리나라같으면 대부분 어플을 사용해서 비대면으로 주문할텐데 여기는 직접 주문하는게 보편적인 것 같더라 ㅋㅋ
커피를 한 잔 받아서 사람들 주변에 섞여 적당한 벤치에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한적하니 참 좋은 시간이었지만 한가지 아쉬웠던점은... 원래 목적중에서는 별을 보고싶던 것도 있는데, 역시 도심이다보니 별을 보기에는 너무 밝은 공원이었다는 점.
하지만 이건 별보는 관점에서만 그런거고 그 외에는 밝다는게 오히려 장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닥 신경쓸 요소는 아닌 것 같다.
여담으로 이곳에도 한국인이 정말 많았는데, 23시 공원 마감시간에 나오면서 스타벅스 쓰레기를 버리려다가 쓰레기통 앞에서 어리둥절 하고있으니 누가 지나가면서 "그냥 여기다 버리면 되는데?" 하고 한국말로 알려주더라.
한국인 참 많다...!
니시카사이, 숙소에서 라면
2일차 시부야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시 니시카사이의 호텔 먼데이 도쿄 숙소로 향했다.
아침에 나올때 보니 심야에 취식할 수 있도록 무료 커피와 함께 식당을 개방해주는 것 같아서 혹시 열려있으면 야식으로 뭔가 먹자고 얘기했었는데, 돌아가서 보니 정말로 열려있었다!
바로 짐을 내려놓고 근처의 LAWSON 편의점으로 가서 이것저것 먹고싶은걸 주워담기 시작했다.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온수도 제공중이라서 라면도 끓일 수 있었는데, 다른분들도 종종 이용하러 나오시는 모습이었다.
라면은 너무 매운걸 사서 좀 당황했지만, 대신 호로요이와 푸딩이 맛있었으니 괜찮았다.
그냥 잠들긴 아쉬운 밤이었으니 뭐라도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요츠야산초메역, 스가 신사
3일차의 아침이 밝았다.
첫 목적지는 시부야역이 아닌 요츠야산초메역. 영화 '너의 이름은'의 배경이 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작중 주요 장면인 스가 신사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으려했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나서 구글맵에 '너의 이름은 계단' 이라고 검색을 하니 정말로 나옴 ㅋㅋ
역에서는 약 20분정도 걸어가면 되는데 이날은 어제와 달리 습하고 더워서 약간 땀이 났다.
이곳에 온 것은 꼭 해보고 싶은게 있어서인데, 내가 나를 바라보는 분신술(?) 느낌의 연출을 꼭 해보고싶었다.
그런 모습으로 사진을 찍기위해 더운날에 삼각대를 굳이 들고 이곳으로 왔다...
먼저 시도한 방식은 삼각대를 거치해두고 장노출로 찍는것. 다만 이 방식의 문제는, ND필터가 없는 상황에서 주간이다보니 생각보다 너무 밝게 찍힌다는 점이다.
결국 다른 방식을 찾지 못하고 사진을 두 장 찍어서 합성하기로 결정했다.
부디 잘 찍히길 바라며 삼각대를 거치해두고 찍어봤는데... 생각보다 결과물이 훌륭했다?!
운좋게도 배경이 딱 맞아서 두 사진을 이어붙인 지점이 어디인지 나도 못 찾을만큼 괜찮은 결과물로 나왔다 ㅋㅋㅋ
카페 라보엠, 너의이름은 레스토랑
다음 행선지는 카페 라보엠, 너의 이름은 작중 배경이 되는 레스토랑이다.
원래는 카페로 거쳐갈 예정이었으나... 알고보니 이름만 카페고 레스토랑이라서 아예 여기서 밥을 한 끼 먹기로 했다!
스가신사에서 걸어서 약 20분정도, 충분히 걸어갈만한 거리라고 생각이 들어서 천천히 걸어갔는데 생각보다 한적한 곳에 위치해있어서 좀 놀랐다.
안으로 들어가니 각종 타키들(?)이 서빙을 하고있었다.
감사하게도 영어를 쓸 줄 아는 듯 해서 주문을 받아주셨는데, 마실것을 물과 탄산수중 고르게 돼있었다!
신기해서 당연히 탄산수로 마시겠다고 하고 ㅋㅋ 주문은 피자가 불가능하다고 하여 평범한 까르보나라 파스타 세트로 주문했다.
파스타가 나와서 열심히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며 간간히 맛을 봤는데, 파스타는 딱 우리가 아는 까르보나라 파스타의 그 맛이다.
사실 이상한것도 아닌게, 파스타가 특별히 맛있을 수 있나? 난 잘 모르겠다 ㅎㅎ
파스타를 세트메뉴로 주문하면 마실것과 샐러드, 디저트까지 추가로 제공된다.
디저트는 고민하다가 진저레몬 아이스크림으로 주문했는데, 상큼한 샤베트맛이라서 뒷맛이 괜찮았다.
다만 중간중간에 씹히는 생강이 생각보다 향이 매우 강하니 생강을 싫어하는 사람은 먹을때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에 계산하려고 나가니까 자리에 앉아있으면 계산이 가능하다고 해서 다시 돌아가 앉았다.
이후 자리로 직원분이 찾아오시던데, 찾아갔을때 돌려보낼 필요까지 있었을까...? ㅋㅋㅋ 컨셉에 치중한 것 같아서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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