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지니 자연스레 콧물이 나온다.
기침까진 아니지만, 콧물도 일상생활을 참 귀찮게 만드는게 있는데...
여튼, 코감기 비슷하게 진행되고있는 것 같고 몸살기운도 있어서 코감기약을 약국에서 사서 하나 먹어봤다.
문제는 여기부터 시작이었는데, 도무지 일을 못할만큼 졸렸다.
가끔 졸려서 휘청거리기도 하고, 정신이 나가버릴것만 같은 졸음이 몰려왔었다.
사람이 가장 억울할때는, 자신이 왜 이런 일을 당하는지 이해하지 못할때인 것 같다.
왜 내가 죽어야하는지 모르고 죽을때
왜 내가 맞아야하는지 모르고 맞을때
그리고, 왜 내가 졸린지 모르고 잠이 올때.
그래서 억울한 마음에 알아봤다. 왜 감기약을 먹으면 잠이 오는걸까?...
신경전달물질
감기약 얘기를 하기 앞서 약간만 몸에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 몸을 구성하는 신경계는 뉴런 그 자체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결국 뉴런의 덩어리가 뭉쳐진게 신경계이고, 이는 다시 말초신경계와 중추신경계로 나뉜다.
이런 신경계는 각자의 역할이 있는데, 예를들어 손끝의 신경들은 보통 감각기관으로 작용하여 자극을 수용해서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척수나 뇌같은 중추신경은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사고'에 관여하고 몸의 생명유지를 담당한다.
하지만 이런 신경계에서, 특히 뉴런의 관점에서 볼 때 특정한 물질들이 뉴런의 수용체에 작용하면 신경계의 역할을 잠시 뒤바꾸거나, 작용 강도를 바꿀 수 있는데 이렇게 신경계의 변화를 가져오는 물질을 신경전달물질이라고 부른다.
보통 특정한 신경전달물질은,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서 그 역할이 다르다는점을 기억해야 한다.
히스타민
뜬금없이 신경전달물질이 무슨 말인가 싶을수있지만... 일단 감기약을 이해함에 있어 중요하다.
신경전달물질은 민/린/닌 등으로 끝나는 딱 보기에도 수상한 이름을 가진 물질들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도파민같은게 있겠다. (김풍아저씨가 좋아하는 그것)
이런 신경전달물질중에서도 히스타민은 말초신경에 작용하면 특이한 작용을 일으키는데,
우선 주변에 대식세포를 불러모으고 열을 좀 내거나 분비물을 형성하기도 한다.
또한 히스타민을 비만세포로부터 생성해서 이런 작용을 가속화하는데, 이는 전형적인 면역 반응이다.
즉, 히스타민은 신경계에 달라붙어서 면역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문제는... 이 히스타민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면 각성에 관여하게 된다.
히스타민이 달라붙어서 우리 몸이 각성을 할 수 있는, 즉 각성제로서의 역할도 동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히스타민제
멀리도 돌아왔다.
이제부터 감기약의 주 성분인 항히스타민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항/히스타민/제 → 히스타민을 막는 약 이라는 뜻이다.
아세트아미노펜과 더불어 감기약의 주 성분으로 항상 들어있는데, 히스타민이 염증 작용을 유발하고 우리가 그런 작용을 막기위해 감기약을 찾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극히 당연하다.
문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항히스타민제를 먹는다는건 히스타민의 작용을 막는다는 것. 즉, 중추신경에서의 작용도 막아서 각성을 저해하는 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식이 몽롱해지고(경미한 마약보다도 심한수준으로 몽롱해질 수 있다고 한다.) 몸을 가누기 힘들어지는 이유가 이런데 있다.
그럼 자면 안 되는 상황에서는 감기약을 먹지 말아야 할까?
...라고 고민이 되어서 좀 더 찾아보니, 항히스타민제의 종류도 다양하더라.
당연히 감기약이 탄생한 이래로 수많은 사람들이 했던 고민이기에 항히스타민제는 지속적으로 개발되었다.
크게 1/2/3형으로 나눠지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신형이다.
신형의 특징은 대체로 히스타민 억제 효과가 적어지는 대신 지속시간이 길어진다는점인데, 즉 덜 졸립고 효과는 덜한 감기약이라는 것이다.
졸려야 할 밤에는 1형을 먹고, 낮중에는 2/3형을 먹는식으로 활동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내가 먹은 감기약 노즈클린에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인 클로로페니라민이 들어있었다.
그래서 많이 졸렸던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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