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할로윈이다.
인싸들에게 가장 먼저 생각나는건 할로윈의 파티와 술집에서의 만남, 행사같은 것이겠지만
나에게 할로윈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호박이다.
친구들과 중학생때부터 할로윈이면 종종 잭오랜턴을 함께 만들어보자, 호박을 직접 파서 만들자는 얘기를 나눴었지만...
이 친구들은 그대로 못난 어른이되어 20대의 마지막을 묵도하고있었다.
"이번 할로윈에 잭오랜턴 ㄱ?"
늘 그렇듯 무난하게 흘러가려는 할로윈에 한 친구가 다시 제안을 꺼냈는데, 문제는 마침 다들 심심했던거지 ㅇㅇ
그대로 잭오랜턴을 만들자는 일념하에, 쿠팡프레시로 호박을 당일주문해버렸다.
잭오랜턴 만들기
그래서 일단 호박은 샀는데 어떻게 만들것인가... 너무 대책없이 구매부터 해버린 것 같다.
그래도 성인 3명인데 설마 호박 하나 똑바로 못 파겠나 라는 생각으로 우선 잭오랜턴 제작을 시작해봤다.
방법은 간단한 편이다. 절차로는 단 두가지!
1. 먼저 호박의 머리를 따고 내부의 속을 모두 파줬다.
요리를 좋아하지 않고서야 호박을 잘라서 단면을 볼 일이 없을텐데... 호박 내부가 딱딱하거나 부드러운 막질로 가득한게 아니고, 마치 참외나 멜론과 비슷하게 씨가 포함된 연질의 과육이 있었다.
이건 숟가락으로도 충분히 팔 수 있어서 호박의 머리(?)를 뚫은 뒤 셋이서 열심히 파내려갔다.
나중에 찾아보니 파낸 속은 따로 쓸곳도 없는 듯 하여... 안타깝지만 전부 음쓰행으로 ㅇㅇ
2. 호박 겉면에 네임펜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그대로 칼로 잘라준다.
밑그림은 필수는 아니지만 조각가가 아니니까 어떻게 망할지 몰라서 미리 그려두기로 했다.
또, 칼을 다룰때 뭔가 칼로 베거나 잘라낸다는 느낌보다는 힘을 천천히 주면서 푹푹 지르는 방식으로 모양을 내는게 안전하다. 일단 호박이 매우 단단하다보니 칼로 자를 생각이 그닥 안 들기도 한다. 자칫하면 칼이 부러질듯...?
절차가 생각보다 매우 간단한데... 이렇게 대충 만들어도 되나 싶었다.
그 흔한 LED 랜턴조차 없어서 휴대폰 조명을 키고 비닐로 싸서 집어넣는 열악한 방식으로 빛을 낼수밖에 없었는데, 사실 큰 기대는 되지 않았다.
근데 퀄리티가 예상보다 괜찮았다!
안에 어떤 조명이 들어가도 호박 내부 막질때문에 주황색 빛이 되어 광원의 색을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더라.
주변을 좀 어둡게하니 상당히 퀄리티높은 잭오랜턴이 완성될 수 있었다.
결국 노란 호박을 사용하기만 한다면 어떤 조명이든 상관없이 조각좀 못해도 괜찮다는것 ㅇㅇ
다만 호박 크기가 좀 아쉬웠는데, 처음 만드는거라 1.7kg짜리 호박으로 주문했지만
다음부터는 3~4kg의 더 큰 호박으로 도전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호박 뒷처리, 늙은 호박죽
만들때는 재밌고 좋았지만... 사진 몇장 찍고나니 어떻게 처리할지 난감해진 이 호박.
보관을 하자니 식물이라 금방 썩을것같기도 해서 잭오랜턴 뒷처리 목적으로 호박죽을 해먹기로 했다.
호박죽은 호박의 딱딱한 과육을 사용하면 되는데, 가장 겉 껍질만 버리면 된다.
나머지 과육은 깍두기 모양으로 직각직각하게 잘 썰어서 물이 잠기도록 넣고 충분히 풀어질때까지 끓이도록 한다.
(거의 30분은 끓인 것 같다.)
이 단계에서 소금을 약간 넣고,(큰 숟가락으로 3~5스푼 넣은 것 같은데... 어짜피 단맛의 호박죽을 먹을 생각이어서 소금은 짜지않을만큼만 넣었다.) 찹살가루와 물을 적당히 섞어서 풀어줬다.
잘 몰랐는데, 저대로 먹는게 죽이 아니더라...!
마침 집에 꿀도 잔뜩 남아있어서 설탕대신 꿀로 단맛을 내봤다.
간이 맞을때까지 꿀을 넣었는데, 상상 이상으로 많이 들어간다. 거의 10스푼 이상??
마실것도 있으면 좋으니 친구가 사온 와인도 끓여서 뱅쇼로 만들어먹었다.
사실 그냥 먹는것과 맛 차이는 잘 모르겠다만, 다음부터는 뱅쇼에도 꿀이든 설탕이든 잔뜩 넣어서 달게 만들어야겠다.
아무튼 이렇게 완성된 호박죽도 생각보다 맛있어서 다행이었다.
잭오랜턴의 마무리로 식용 방법까지 확보했으니 내년도 할로윈부터는 잭오랜턴 만들기를 연례행사처럼 진행해봐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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